언어의 세계.8-언어와 도덕적 책임
1. 언어는 중립적이지 않다
언어는 단지 의사전달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언어는 가치를 담고 있으며, 감정을 전달하며, 심지어 권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우리가 쓰는 단어 하나, 말투 하나에 따라 누군가는 위로받고, 또 누군가는 상처받는다.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 “언어는 사고를 구성한다”고 말한다. 예컨대, ‘불법 체류자(illegal alien)’와 ‘미등록 이주민(undocumented immigrant)’은 같은 대상을 지칭하지만, 사회적 함의는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범죄성을, 후자는 인간 중심의 시선을 내포한다. 이런 단어 선택의 차이는 정치적, 윤리적 입장을 드러내며, 사람들의 인식을 조형하고 고정관념을 강화하거나 해체한다. 언어는 절대 중립적이지 않으며, 그만큼 우리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에 대해 도덕적 자각이 필요하다.
2. 일상 속 언어 폭력과 무의식적 차별
우리는 종종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예를 들어 “여자치고 말 잘하네”, “그 나이에 그 정도면 괜찮지” 같은 표현은 무의식적인 성차별, 나이 차별이 내포된 언어다. 한국어에는 오랜 관습에서 비롯된 차별적 표현이 많다. 하지만 그 익숙함이 정당성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최근 들어 기업, 학교, 공공기관에서는 ‘성인지 언어 매뉴얼’을 제작하여 포용적 언어 사용을 유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여성가족부의 성인지 언어 사용 안내서 같은 자료는 일상 속 무심한 차별을 재인식하게 해준다. 언어는 문화를 반영하며 동시에 문화를 이끌기도 하므로, 작은 말 한마디부터 바꾸는 것이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3.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의 언어 윤리
오늘날 우리는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 공간에서도 수많은 언어적 선택을 해야 한다. 특히 SNS, 댓글, 메신저 등에서는 익명성과 거리감 때문에 폭력적인 언어가 더 쉽게 표출된다. 이는 단지 ‘악플’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언어 윤리의 실종이라는 구조적 문제다. 가볍게 보일 수 있는 댓글 하나가 한 사람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말은 공짜’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그 자유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작동해야 한다. 커뮤니티나 플랫폼의 운영자뿐 아니라 사용자 개개인도 자신의 언어가 남긴 흔적을 자각하고, 책임 있는 소통자가 되어야 한다. 특히 타미처럼 콘텐츠를 제작하고 발신하는 입장에서는, 자신의 메시지가 어떤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늘 생각하는 것이 윤리적 제작자의 첫걸음이다.
4. 언어의 책임: 말은 현실을 만든다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세상을 해석하고, 타인을 바라보며, 자신을 형성한다. 비하나 혐오, 조롱이 습관이 된 사회에서는 자연스럽게 폭력이 정당화되고, 차별이 정상화된다. 반대로 존중과 배려, 책임 있는 표현이 일상화되면 언어는 치유와 변화의 도구가 된다. 특히 교육, 언론, 콘텐츠 산업 등 대중에게 영향을 주는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언어 선택에 있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타미의 티스토리 글이나 브이로그가 누군가에게 하루의 따뜻한 쉼이 되고, 새로운 인식의 계기가 되려면, 말을 다루는 태도부터 윤리적 기준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말을 통해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구성하며, 세상을 바꾼다. 그러므로 언어를 윤리적으로 다루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감당해야 할 공동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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