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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세계

[유아기편] ‘엄마’, ‘아빠’보다 먼저 배우는 말? 초기 단어 습득의 비밀

‘엄마’, ‘아빠’보다 먼저 배우는 말? 초기 단어 습득의 비밀
위 이미지는 본 게시물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AI 이미지입니다.

언어의 세계+ [유아기편 0~2세] - 아기들의 초기 단어


1. 아기의 첫 단어, 모두가 ‘엄마’는 아니다

많은 부모들은 아기의 첫 말이 ‘엄마’이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엄마’, ‘아빠’가 아닌 다른 단어가 먼저 등장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멍멍이’, ‘빠빠이’, ‘맘마’, ‘까까’ 같은 단어들이 ‘엄마’보다 먼저 등장하는 일이 흔하다. 이는 아기가 의미를 연결하기 쉬운 단어, 즉 자극이 강하고, 자주 반복되며, 반응이 즉각적인 단어를 우선적으로 습득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부모의 이름은 매일 듣지만, 그것이 구체적 행동이나 자극과 바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습득 우선순위가 낮아질 수도 있다. 반면 ‘맘마’는 배고플 때마다 먹는 음식과 연결되어 있고, ‘멍멍이’는 시각적 자극과 음향을 함께 제공하므로 기억에 오래 남는다. 결국 첫 단어는 정서적 유대감뿐 아니라, 감각적 경험과 반복 빈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2. 초기 단어 습득에 영향을 주는 조건들

아기의 초기 단어는 무작위로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언어학과 발달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초기 단어 습득은 다음 세 가지 요소의 결합으로 이뤄진다.

요소설명
자극 강도 감각적으로 눈에 띄고, 소리가 명확한 대상
의미 연결 반복적으로 상황과 의미가 일치하는 경험 제공
반응 피드백 단어 발화 시 즉각적이고 긍정적인 반응 수반
 

예를 들어 ‘까꿍’은 얼굴 가리기 놀이와 함께 쓰이면서 시각-청각-촉각의 통합 경험을 제공하고, 부모가 웃거나 반응해주는 피드백도 따라온다. 이런 반복적 경험은 해당 단어를 ‘소리’가 아닌 ‘의미 있는 표현’으로 기억하게 한다. 또 다른 흥미로운 현상은 아기들이 자주 듣는 단어보다, 자주 ‘말하는 상황’에 있는 단어를 더 잘 습득한다는 점이다. 즉, 듣는 것보다 직접 경험한 단어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아기의 언어 환경은 단순히 말을 많이 들려주는 것보다, 말과 상황이 일치하는 반복을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3. 단어보다 중요한 것은 ‘소통의 의미’

아기가 말하는 첫 단어는 부모 입장에서 감동적이지만, 언어학적으로는 그 말이 어떤 ‘사회적 목적’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즉, 단어의 발화 자체보다는 그것이 요구, 표현, 상호작용의 수단이 되는지가 핵심이다. 예를 들어 아기가 ‘빠빠이’를 말하며 손을 흔들고, ‘맘마’를 말하며 배고픔을 표현한다면, 그 단어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의미와 의도를 가진 소통의 시작점이 된다. 초기 언어는 '무엇을 말했는가'보다 ‘왜 말했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또 언어는 구체적 상황 안에서 ‘말’과 ‘행동’이 연결될 때 학습 효과가 높아진다. 따라서 첫 단어의 의미를 키우기 위해서는 언어가 어떤 기능을 수행했는지를 인식하고, 그 순간에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기의 첫 말은 ‘단어의 시작’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의지’가 표현된 순간이다.

4. 아기 언어 자극, 이렇게 하면 좋아요

아기의 초기 단어 습득을 돕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반복이 핵심이다. 첫째, 아기가 자주 마주치는 상황에 명확한 단어를 붙여주는 것이 좋다. 예: “물이에요”, “의자에 앉아요”, “아빠 왔네”. 둘째, 아기가 소리를 흉내내거나 옹알이할 때 같은 단어로 반응해주기가 효과적이다. 예: “바바” → “응, 바나나 먹고 싶어?”, “맘마?” → “맘마 먹자!”. 셋째, 과도한 교정보다 공감과 반응 중심으로 대화해야 한다. “그건 멍멍이가 아니라 강아지야”보다는 “멍멍이 봤구나, 귀엽다!” 같은 반응이 언어 동기를 더 자극한다. 마지막으로 아기에게 말할 때는 또박또박, 짧게, 천천히 말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축적된 언어 경험은 아기에게 단어를 넘어 세상과 연결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우리가 기다리는 첫 말은 단지 소리가 아니라, 소통의 문을 여는 열쇠다.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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