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언어의 세계

[유아.아동기편] 3세 아이 말투가 달라졌어요: 발음과 문법 습득 과정 분석

3세 아이 말투가 달라졌어요: 발음과 문법 습득 과정 분석
위 이미지는 본 게시물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AI 이미지입니다.

언어의 세계+ [유아.아동기편 3~7세] - 아이들의 발음과 문법


1. 3세, 말투가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3세 아이가 갑자기 어른스러운 말투를 쓰거나, 반대로 아기처럼 말끝을 흐리는 경우, 부모는 당황하곤 한다. 이는 ‘퇴행’이 아니라 언어 발달의 자연스러운 전환기다. 만 3세 전후는 문장 구조를 인지하고 조합하는 능력, 즉 문법 습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단어 단위의 발화를 넘어서 “엄마 밥 줘”, “나 먼저 할래”처럼 2~4어절 문장을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휘가 늘고 문장이 길어지면서 말실수나 발음 오류도 증가한다. 예: “아빠, 내꺼 해줘” → “아빠, 내꺼 저줘”, “먹을래” → “머글레”. 이런 말투 변화는 언어 능력의 확장과 조율 중에 생기는 과도기적 흔들림이다. 즉, 지금의 변화는 아이가 말을 배우고 있는 증거이며, 잘못된 것이 아니다.

2. 발음은 어떤 순서로 습득될까?

3세 언어에서 부모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화는 발음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발음 오류는 발달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으로, 정확한 순서를 따르는 습득 과정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아동은 다음 순서로 자음을 습득한다:

습득 순서음가 예시특징
1단계 ㅁ, ㅂ, ㄱ, ㄴ 입술 및 혀 앞쪽 사용, 가장 쉬움
2단계 ㄷ, ㅈ, ㅅ, ㅎ 혀끝 및 입천장 조음
3단계 ㄹ, ㅋ, ㅃ, ㅉ, ㄲ 조음 난이도 가장 높음
 

예를 들어 “물고기”를 “뭘고기”, “기차”를 “기카”처럼 발음하는 건 ㄹ, ㅊ 등의 습득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시기 발음 오류는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 자연스럽게 수정되며, 만 5세까지는 주요 자음을 습득하게 된다. 다만, 만 4세 이후에도 이해하기 힘든 말이 많거나, 자주 되묻는 경우, 언어치료 평가를 고려해볼 수 있다.

3. 아이는 문법을 어떻게 배우는가?

3세 무렵 아이들은 단어를 단순히 나열하는 단계를 지나, 어순, 조사, 어미 등 문법적 요소를 도입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엄마 가요”, “강아지 먹어”처럼 주어-동사 구조가 중심이 되며, 점차 “나는 혼자 먹었어”, “아빠랑 같이 갔어”처럼 조사와 부사어 사용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가 갔어”, “엄마한테서 줬어”처럼 어순 혼란이 자주 나타난다. 이는 문법적 규칙을 익히는 중간 단계에서 생기는 오류로, 언어학적으로는 오히려 ‘내재화’의 증거로 본다. 즉, 아이는 규칙을 몰라서가 아니라 어느 정도 규칙을 알고 그것을 적용해보려다 생기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다. 이 시기의 문법 오류는 아이의 언어 실험의 일환이며, 부드럽게 바로잡아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4. 부모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3세 아이의 말투 변화에 대해 부모는 당황하기보다 이 시기를 언어 성장의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표현이 틀렸을 때 직접적으로 “그거 틀렸어”라고 말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바른 표현을 되받아 말해주는 ‘확장 기법’**이 권장된다. 예: 아이: “엄마 나 저거 머글레” → 부모: “응, 네가 저거 먹고 싶구나?”. 또한 아이가 말할 기회를 충분히 갖도록 기다려주고, 그 말에 귀 기울여 반응하는 태도가 언어 자존감을 키운다. 너무 조급하게 정확한 발음을 요구하거나, 형제에 비해 비교하는 것은 표현 의지를 위축시킬 수 있다. 이 시기는 말의 완성보다, 언어를 즐기고 자신 있게 표현하는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말투를 바꾼 건, 세상을 자기 말로 설명하려는 첫 번째 독립의 신호일 수 있다.

 

🔗 참고자료


개인정보처리방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