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편] 초등학교 입학 후 말투가 거칠어졌다면? 또래 언어 영향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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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세계+ [초등 저학년 8~10세] - 아이들의 말투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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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가 왜 이렇게 말이 세졌지?”
초등학교 입학 이후, 아이의 말투가 달라졌다는 부모들의 고민이 많다.
순하고 다정하던 말투가 짧고 거칠어지고,
때론 애니메이션이나 유튜브에서 본 말투까지 따라하기 시작한다.
그 변화의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핵심은 **“또래 언어의 영향력”**이다.

 

1. 갑자기 말투가 달라졌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아이의 말투가 눈에 띄게 거칠어졌다고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그건 왜 물어?”, “나도 몰라, 됐거든?” 같은 말투는 단지 어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언어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다. 아이들은 집 안에서의 언어보다 또래 집단의 말투에 더 빠르게, 더 깊게 영향을 받는 시기에 들어선다. 특히 초등학교 1~2학년은 ‘사회적 언어 적응기’로 불릴 수 있을 만큼, 새로운 언어 규범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집중되는 시기다. 학교에서는 교사와의 공식적 언어, 친구들과의 비공식 언어가 공존한다. 이 중 후자가 아이의 언어 사용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준다. 또래 말투는 단순한 의사소통이 아니라, 집단의식과 소속감을 표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결국 말투의 변화는 ‘나빠졌다’기보다, 언어 사회화의 증거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2. 또래 언어는 어떻게 아이를 바꾸는가

또래 언어란 또래 집단 안에서 유통되고 정착된 비공식적 언어 스타일을 뜻한다. 초등 저학년 시기, 이 언어는 짧고 강한 어조, 명령형 표현, 과장된 감탄사, 줄임말, 유행어 등이 특징이다. 예: “어쩔티비”, “노잼”, “현타 왔네”, “그건 좀 아니지” 이러한 언어는 감정 표현을 압축하고, 관계를 신속히 정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래 집단 안에서 유행하는 말투를 쓰면, ‘우리 편’임을 드러내는 표식이 되며,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왕따, 배제 등의 불안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언어학적으로도 이는 사회방언(sociolect) 또는 **비표준 화용적 언어(pragmatic language)**의 일종으로, 상황에 맞는 말투 사용 능력을 통해 아이는 집단 내 위치와 역할을 설정한다. 즉, 말투는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라, 사회적 생존 전략의 일부다.

3. 말투 변화는 성장의 일부지만, 관찰은 필요하다

또래 언어의 유입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지만, 그 내용과 사용 맥락은 관찰이 필요하다. 일부 말투는 단순한 유행어지만, 비하 표현, 욕설, 모방 폭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그딴 게 뭐야”, “넌 왜 그래 진짜” 같은 표현은 공격성을 띠며, 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아이는 실제 감정 표현의 방식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또래 언어만 고집하고 가정 내 언어와 충돌하는 경우, 아이는 양쪽 언어 환경에서 혼란을 느낄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부모가 말투를 바로잡기보다는, “그 말은 좀 상처 줄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면 어떤 기분일까?”처럼 감정과 언어의 연결 고리를 짚어주는 대화 방식이 필요하다. 말투를 통제하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언어의 사회적 의미를 인식하게 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4. 언어 사회화를 돕는 부모의 역할

의 언어 사회화를 건강하게 유도하려면, 규제보다 참여 중심의 반응이 효과적이다. 먼저 아이의 말투를 무조건 나무라기보다, “이 표현 대신 이렇게 말해보는 건 어때?”처럼 대안 표현 제시가 좋다. 둘째, 집에서도 다양한 상황별 말투 모델링을 보여주자. 정중한 요청, 감정 표현, 사과, 공감 등을 언어로 시연하는 것이 직접적 교육이 된다. 셋째, 아이의 친구들과의 대화 방식에 관심을 갖되 간섭하지 않는 균형이 필요하다. 말투 변화는 성장을 위한 말하기 실험이다. 우리가 할 일은 아이의 언어가 누군가를 다치게 하지 않도록, 말의 사회적 무게를 인식하게 돕는 것이다.

 

 

초등학교는 아이 인생 첫 ‘사회’다.
이전까지는 주로 가족이나 보호자와 대화하던 아이가
이제는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과 매일 수십 번 말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니라,
집단에 속하고 싶은 마음, 유대감을 표현하는 도구가 된다.

아이들은 친구의 말투, 억양, 표현 방식을 따라하며
‘우리끼리의 언어’를 만들어간다.
그 안에는 TV 프로그램, 게임 대사, 유튜브 유행어까지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결과적으로 말투는 가정에서 배운 언어가 아니라, 또래 세계에서 형성된 언어로 빠르게 전환된다.

 

이 변화는 이상한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자기 세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자
‘사회적 언어’를 배우는 중요한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부모로서 이 말을 그냥 지나치기엔 불편하다면,
그 말의 맥락을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다.
"이 말은 친구들끼리 쓰는 거구나, 근데 집에서는 좀 다르게 말해보면 어때?"
라는 식의 부드러운 피드백은
아이의 언어 발달을 통제하지 않으면서도 언어 선택의 경계를 인식시켜줄 수 있다.

 

🔗 참고자료

• Ervin-Tripp, S. (2001). “Social interaction and language acquisition”
• 이은정 외 (2019). “초등학생의 또래 관계와 언어 사용의 상관성 연구”, 언어과학연구
• 교육부 인성언어 사용 가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