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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세계

아기는 왜 ‘엄마’부터 배울까? 언어 발달의 시작

아기는 왜 ‘엄마’부터 배울까? 언어 발달의 시작
위 이미지는 본 게시물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AI 이미지입니다.

언어의 세계.33-언어의 발달 시작


1. 언어 습득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된다

사람은 태어나서 언어를 배우기 이전부터 이미 ‘언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태아는 임신 약 7개월 무렵부터 외부 소리를 인지하며, 그 중에서도 어머니의 목소리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는 출생 직후부터 자신의 모국어의 억양 패턴을 구별할 수 있고, 낯선 언어보다 익숙한 리듬의 언어를 선호한다. 즉, 언어 습득은 출생 이후가 아닌 태내 경험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특히 ‘엄마’라는 단어는 의미적으로 가까울 뿐 아니라, 소리 구조상도 유리한 조건을 가진다. 대부분의 언어에서 ‘엄마’는 파열음보다 습득이 쉬운 양순음(m, b, p) 계열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발달 초기의 아기 입모양과도 잘 맞는다. 따라서 ‘엄마’는 소리 내기 쉬우면서도 감정적 연결이 강한 단어로, 인지적·신체적·정서적 조건이 모두 맞아떨어지는 첫 단어가 되기 쉽다.

2. ‘엄마’는 단어 그 이상이다: 애착과 뇌 발달

‘엄마’라는 단어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애착과 생존, 감정 안정성의 상징이다. 초기 언어 발달은 단어 그 자체보다 그 단어가 가진 사회적 의미와 긴밀하게 연관된다. 아기에게 ‘엄마’는 먹이, 보호, 온기, 안정감의 원천이며, 이 단어를 반복하면서 아기는 세상과 자신을 구분하는 법을 배운다. 신경과학적으로는 아기 뇌의 전두엽이 아직 미성숙하기 때문에, 감정과 자극에 반응하는 변연계와 청각 피질이 더욱 활발히 작동한다. 이 구조는 엄마의 목소리나 얼굴을 감지하고 기억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다. 심지어 실험에서는 아기에게 낯선 단어보다 ‘엄마’라는 단어를 들려줄 때 뇌파 활동이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엄마’라는 단어가 단순한 음성이 아니라, 감각과 감정, 신체 반응까지 통합하는 언어적 자극임을 보여준다. 결국 아기에게 있어 ‘엄마’는 ‘말’이기 전에 **세계와 나를 연결해주는 첫 언어적 닻(anchor)**이다.

3. 전 세계의 아기들이 배우는 ‘엄마’의 공통점

흥미로운 점은 ‘엄마’라는 단어의 발음 구조가 전 세계적으로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는 것이다. 영어의 mom, 한국어의 ‘엄마’, 중국어의 mā, 스페인어의 mamá, 아랍어의 umm, 심지어 고대 라틴어의 mamma까지, 대부분 m 또는 b 계열의 음운을 포함한다. 이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인간 언어의 진화 과정과 생리적 발화 메커니즘에서 기인한다. 생후 몇 개월 내의 아기는 주로 입술을 닫고 터뜨리는 소리부터 발성하는데, 이는 신체 구조상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또한 부모는 아기의 소리를 반복적으로 반응하며 ‘의미화’를 유도하기 때문에, 아기가 만든 발음을 특정 의미(예: 엄마)에 연결시키게 된다. 즉, ‘엄마’는 단지 가르쳐진 단어가 아니라, 아기의 몸과 환경이 스스로 만들어낸 상호작용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엄마’라는 단어는 전 세계 언어가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언어 발달의 시작점이 된다.

4. ‘엄마’ 다음은 무엇일까: 언어의 확장과 사회화

‘엄마’를 습득한 이후, 아기의 언어는 빠르게 확장된다. 보통 생후 10개월에서 18개월 사이에 첫 단어가 나타나며, 이후 **단어 폭발기(vocabulary explosion)**에 들어가면서 언어 습득 속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이 시기 아기의 언어 발달은 가족 구성원 수, 말걸기 빈도, 정서적 반응에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어른이 아기의 말을 반복해주고, 감정을 담아 반응하는 언어적 상호작용은 언어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아기는 단어를 통해 세상의 객체를 구분하고, 그 명칭을 습득하며 개념화 능력을 발전시킨다. ‘엄마’ 다음으로 흔히 등장하는 단어는 ‘아빠’, ‘맘마’, ‘바이바이’, ‘까꿍’ 등이며, 모두 감각적·사회적 상호작용과 밀접한 단어들이다. 언어는 이처럼 단어 하나에서 출발해 세계를 해석하는 틀로 확장된다. ‘엄마’는 그 출발선이자, 언어가 감정과 경험 속에서 어떻게 자라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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