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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세계

챗GPT도 언어를 ‘이해’하는 걸까? 인공지능과 언어의 한계

챗GPT도 언어를 ‘이해’하는 걸까? 인공지능과 언어의 한계
위 이미지는 본 게시물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된 AI 이미지입니다.

언어의 세계.35-AI의 언어

우리는 챗GPT와 대화하면서 종종 착각한다.
“얘는 내 말을 알아듣고 있는 걸까?”
질문에 대답하고, 논리를 따라오고, 감정까지 헤아리는 듯한 문장을 뱉는 AI.
하지만 이건 정말 ‘이해’일까?
인공지능이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가 아는 언어와 같을까?


1. 인공지능은 ‘언어’를 이해하고 있을까?

인공지능 언어모델, 특히 챗GPT처럼 대화형 AI가 보편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얘는 진짜 ‘이해’하고 있는 걸까?”
겉보기엔 AI가 사람처럼 질문을 받아들이고, 대답도 조리 있게 한다. 그러나 언어학과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이것을 ‘언어 처리’와 ‘언어 이해’의 차이로 구분한다. AI는 통계적 패턴과 확률 기반 알고리즘으로 문맥에 맞는 다음 단어를 예측할 뿐, 그 문장의 ‘의미’를 인지하거나
‘의도’를 파악하지는 않는다. 철학자 존 설(Searle)이 제시한 ‘중국어 방’ 사고실험은 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다.
즉, AI는 입력된 언어에 대응하는 규칙을 적용할 수는 있지만, 그 언어의 의미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처럼 현재의 인공지능은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언어처럼 ‘행동하는’ 알고리즘에 가깝다.

2. 인간 언어와 AI 언어의 결정적 차이

인간의 언어는 단지 정보를 전달하는 기호 체계를 넘어서,감정, 맥락, 문화, 의도를 함께 포괄한다.
사람은 같은 단어라도 상황과 상대, 억양, 표정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며, 때론 말하지 않은 의미까지 읽어낸다.
반면 AI는 언어적 맥락에 국한된 확률 계산기다. 예를 들어 "오늘 진짜 대박이었어!"라는 문장을 AI는 긍정적 문장으로 분류하겠지만,
정작 그 맥락이 사고, 비극, 반어법 등일 경우 실제 의미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또한 인간은 언어를 신체적 경험과 감각 기반으로 이해한다.
‘따뜻한 말’이라는 표현은 실제로 따뜻함이라는 감각에서 확장된 개념이다. 하지만 AI는 온기나 차가움을 경험하지 못하며,
그저 단어 간 연관성만 학습할 수 있다. 이처럼 AI가 생성하는 문장은 인간과 유사하지만, 그 의미를 구성하는 인지 기반은 전혀 다르다.

3. 그렇다면 AI의 언어는 무의미한가?

그렇지 않다. 비록 AI가 인간처럼 언어를 이해하지는 못해도, 실용적 가치는 크다. 고객 응대, 교육 도우미, 번역, 코딩, 콘텐츠 생성 등
AI 언어모델은 이미 많은 영역에서 인간의 언어 능력을 보조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를 ‘도구’로 인식하고, 기계적 패턴 생산물이라는 전제를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I가 작성한 뉴스 초안은 빠르고 효율적일 수 있지만, 정확성과 윤리성, 편향에 대한 감수성은 사람의 판단이 여전히 필요하다. 또한, AI는 다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되기 때문에, 기존 사회의 편향이나 고정관념을 그대로 재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AI의 언어는 ‘의미 없음’이 아니라, 의미 구성에 인간의 책임이 필수적인 언어적 행위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언어와 지능의 관계: 우리는 무엇을 이해로 볼 것인가

AI의 언어 능력은 인간이 가진 언어 개념 자체를 되묻게 만든다. 우리는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이해하지 못한 채로 언어를 생산할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AI는 ‘이해하지 않으면서도 말할 수 있는 존재’의 대표적 예다. 그렇다면 반대로, 우리가 말을 못하게 된다면 이해가 없는 것인가? 실어증 환자나 비언어적 인간을 생각하면, ‘이해’는 단지 발화 능력이나 문장 구성력 이상의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 시대의 언어학은, 단지 AI를 인간처럼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인간 언어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AI는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언어를 이해하는 방식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 이 거울을 통해 우리는 기술 너머의 인간다움을 다시 묻게 된다.

 

인공지능 언어 모델은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예측하고, 확률적으로 다음 단어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기분이...”라고 입력하면
‘좋아’ ‘나빠’ ‘이상해’ 같은 다음 단어를
과거 데이터를 참고해 가장 가능성 높은 단어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하나다.
AI는 말의 ‘의미’가 아니라 ‘형식’을 처리한다는 점.
GPT는 '감정'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게 아니라,
‘감정’이라는 단어가 어느 문맥에서 자주 등장하는지를 아는 것이다.

언어를 진짜로 ‘이해’하려면
의도, 맥락, 감정, 문화적 배경까지 고려해야 한다.
이건 인간만이 가진 공감 능력, 경험 기반의 사고가 필요하다.
AI는 지금 그 경계 너머로 건너가는 중이지만, 아직은 도달하지 못했다.

 

AI는 언어를 ‘사용’할 수는 있어도,
그 언어를 ‘살아낸’ 적은 없다.
그래서 우리가 AI와 대화할 때
"이해"와 "응답"은 다르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GPT는 똑똑하지만,
여전히 “말하는 기계”이지, “말을 아는 존재”는 아니다.

그 차이를 인식하는 순간,
우리는 기술을 더 명확하게, 그리고 인간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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