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에게 언어는 있는가: 인간 언어의 독특성
언어의 세계.29-동물과 언어1. 언어란 무엇인가: 인간 언어의 기준언어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언어학에서는 인간 언어를 구별하는 여섯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임의성, 이중성, 창의성, 전위성, 생산성, 문화적 전승이다. 예를 들어, ‘의자’라는 단어는 실제 사물과 아무 관련 없이 임의적으로 붙여진 것이며, 이는 임의성의 대표 사례다. 이중성은 의미 있는 단어가 음소 단위로 분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의성은 기존에 없던 문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에서 드러난다. 동물의 소통 체계 역시 정보를 주고받는 구조를 가지지만, 이러한 언어적 속성을 모두 갖춘 예는 없다. 따라서 언어를 단순히 의사소통 수단으로 정의하기보다는, 인간 고유의 사고 방식과 문화 구조를 반영하는 체계로 봐야 한다. 미국의 언어학자 ..
기억과 언어: 우리가 잊는 단어와 표현은 무엇을 잃는가
언어의 세계.25-언어가 담는 기억1. 사라지는 단어, 사라지는 문화언어는 단순한 소통 도구가 아니다. 그 안에는 한 사회의 역사, 문화, 가치관,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어떤 단어와 표현들은 점차 사라진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일상적이었던 자연과 관련된 단어들—‘뜸부기(올빼미의 옛말)’, ‘무릅’(산에서 무릎을 뜻하는 옛말)—이 현대 한국어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런 단어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지 낡은 말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가 담고 있던 자연과 인간의 관계, 삶의 방식, 감수성이 함께 잃어지는 것이다. 즉, 단어 하나가 소멸하는 것은 그 단어가 깃든 문화적 기억과 감정의 일부가 증발하는 셈이다.2. 언어 기억의 구조와 소멸 과정기억과 언어의 관계는 뇌과..
언어와 젠더: 단어 하나에도 성별이 있는 사회
언어의 세계.23-성별이 있는 언어1. 언어 속에 내재된 젠더: 단어와 문법에서 드러나는 성별 구분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사회의 가치와 관념을 반영한다. 특히 젠더 문제는 언어 속에 깊숙이 내재되어 있다. 많은 언어는 명사, 대명사, 동사 활용에서 성별 구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도 직업명이나 호칭에 ‘남성형’ 혹은 ‘여성형’이 존재하며, 이는 사회적 성 역할을 반영한다. ‘의사’라는 단어는 성 중립적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여의사’, ‘남의사’라는 표현이 따로 존재할 때 이미 성별 구분을 전제로 한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같은 성별 문법이 강한 언어들은 명사와 형용사가 남성형, 여성형으로 나뉘고, 심지어 직업명도 성별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다. 이런 언어적 특징은..
개인정보처리방침